<고령층 정신건강 상담이 가능한 전국 창구와 지원제도 안내>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의 정신건강 문제는 중요한 공공의 과제가 되고 있다. 노년기에는 신체기능 저하, 배우자 사별, 사회적 고립, 퇴직 등 다양한 심리적 변화가 발생하며, 이에 따른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등 정신적 문제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많은 노인들이 본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단순한 노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거나, 상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국 단위로 고령층을 위한 정신건강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 무료 상담 서비스와 심리치료 연계를 제공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2025년 기준 고령자 대상 정신건강 상담 창구의 종류, 이용 방법, 제공 서비스 내용 등을 상세히 안내한다.
‘괜찮다’는 말 속에 숨겨진 노인의 정신적 위기
노년기는 인생의 마무리 단계이자, 가장 큰 전환의 시기이기도 하다. 생애의 대부분을 일터와 가정에서 보내온 노인들이 은퇴와 동시에 사회적 역할로부터 물러나며 경험하는 정체성 상실은 예상보다 훨씬 큰 정서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 여기에 자녀의 독립, 친구 및 배우자의 사망, 만성질환의 증가 등 외적 요인들이 더해지며 우울감, 불안, 무기력증 같은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들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간주되면서 방치한다는 것이다. 많은 어르신들은 “나이 들면 다 그렇다”라거나 “참으면 된다”는 인식 속에 본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고령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청년층보다 상담 수요가 낮고, 치료 개입 시점도 현저히 늦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노인의 정신건강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과 사회 전체의 안정성에도 직결된다. 65세 이상 인구에서 자살률이 높다는 통계는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령층의 정신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자 다양한 기관과 창구를 통해 상담과 치료,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모든 시군구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보건소 내 정신건강실, 치매안심센터, 노인복지관 등에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기관들은 무료 심리상담, 정신질환 초기 선별검사, 외래 치료 연계, 정신건강 교육 등 다각적인 서비스를 통해 고령자의 정신적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할 일은 내 거주지 주변에 이와 같은 사업을 하는 곳이 있는지 문의해 보는 것이다.
이용 가능한 상담 창구와 프로그램 종류
고령자의 정신건강을 위한 공공 상담 창구는 전국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며, 대부분 무료 또는 소액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기관은 ‘정신건강복지센터’이다. 각 지역의 시군구 보건소 산하에 운영되는 이 센터는 정신질환자 조기 발견 및 재활, 상담, 치료 연계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고령자 대상 서비스로는 노인 우울증 검사, 인지기능 선별검사, 고위험군 사례관리, 방문상담 등이 제공된다. 또한 각 보건소에는 ‘정신건강실’ 혹은 ‘정신보건 담당자’가 배치되어 있어, 노인 개인 또는 보호자가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거동이 불편하거나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 많아,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방문상담 서비스도 가능하다. 치매안심센터 역시 고령자 정신건강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초기 치매 의심자나 인지저하 노인을 위한 인지훈련 프로그램, 치매 스트레스 관리, 가족 상담 등이 이루어진다. 노인복지관, 노인대학, 경로당 등에서도 ‘찾아가는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정신건강 특강, 우울증 예방 강좌 등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정신건강 자원봉사자나 실버 멘토를 통해 동년배 상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며, 이는 고령자들 간의 정서적 공감대 형성과 우울감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외에도 정부는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24시간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자살 예방과 위기 개입이 필요한 경우 ‘생명의 전화(1588-9191)’, ‘보건복지상담센터(129)’와 연계하여 전문기관의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 모바일 앱 기반 상담 프로그램도 일부 지자체에서 도입 중으로, 디지털 소외를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되고 있다.
비대면, 대면 모두 가능한 방법이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마음을 돌보는 것도 복지입니다
고령자의 정신건강은 단순히 개인의 안녕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신체 건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음의 건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그동안 노인의 정신건강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령자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을 앞두고,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고령층의 정신적 안정과 정서적 복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정신건강 상담 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고령자 본인은 물론, 그들을 돌보는 가족과 지역 사회 전체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면증, 무기력증은 조기 개입을 통해 충분히 완화될 수 있으며, 전문상담과 지속적인 관리가 병행될 경우 삶의 질 또한 현저히 향상될 수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다양한 상담 창구는 무료이거나 비용 부담이 적고, 대부분 거주 지역 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이용이 권장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확산이다. “나이 들면 원래 그런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서, 마음의 고통도 치료와 관리의 대상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주변에 정신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어르신이 있다면, 가장 가까운 보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안내해 드리고, 상담 예약을 도와드리는 것도 훌륭한 시작이 될 수 있다. 마음이 건강한 노년은 단지 조용한 삶이 아니라, 존엄한 삶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